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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지독한 현실을 담은 실화 영화

by 센티보 2024. 1. 5.

다음 소희

 

꿈과 희망으로 반짝였던 소희 

 

이 영화는 2017년 발생한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 더 우울하고 슬픈 다음 소희의 줄거리입니다.

영화는 소희가 연습실에서 혼자 춤을 추며 시작합니다. 소희는 춤을 좋아하며 특성화고 애완동물 관리과 졸업을 앞둔 평범한 소녀입니다. 춤을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서 사는 데 딱히 도움이 되진 않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소희. 막히는 동작을 온몸이 땀범벅이 될 정도로 연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대기업으로 취업하게 된 소희. 면접하러 가보니 생각했던 대기업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실 그곳은 한국통신 S플러스 고객센터하청 회사입니다.

생각과 다른 열악한 환경에 동요를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소희입니다.

하지만 같은 직장동료와의 무한 경쟁, 욕설과 폭언이 담긴 전화, 특히 본사의 실적 압박과 회사의 부당한 시스템으로 팀장 이준호는 자살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이 사건의 발설을 금지하는 각서를 쓰게 하며 사건을 무마시킵니다. 끝까지 이준호 팀장의 억울함을 밝히려던 유족들은 자살 이유를 개인 문제로 만들며 협박하는 회사를 이기지 못하고 회사에서 내민 합의서를 받아들입니다.

 

 

 

 

세상의 부조리함에 빛을 잃게 된 소희

부당함을 참지 못하는 소희지만, 가치관을 포기하며 실적을 쌓고, 그로 인해 받을 인센티브를 생각하며 끝까지 참고 일하는 소희입니다. 하지만 그 노력을 배반하듯 회사는 현장 실습생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습니다.

약자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시스템 앞에 좌절하고 소희는 점차 변해갑니다.

하루 종일 할당된 콜 수를 채우며 사는 소희는 위로받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취업률과 생계라는 이유로 소희의 마음을 외면하는 선생님과 부모님. 사회생활은 다 그런 거라고 버티라고, 그렇게 모두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줍니다. 삶에 희망을 읽게 되는 소희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소희의 시신이 저수지에 발견되며 이 사건을 맡게 된 유진 형사.

소희의 사건을 추적하며 이 사건이 단순한 자살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되고, 그간 묻혀왔던 여러 일들이 밝혀지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소희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부당한 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점과 학교는 취업률만을 올리기 위해 근로환경이 검증되지 않는 열약한 곳으로 학생들을 억지로 떠넘겼다는 점, 노동청 또한 무책임한 태도로 임하였다는 점입니다. 소희 죽음이 안타깝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합니다.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실화라 더욱 마음이 아픈 영화

다음 소희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 청소년 노동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른 작품이기도 합니다. 뉴스로만 접해 우리에게 잊힌 현장실습 고교생 사망자들. 현장 실습생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은 전주 콜센터 이외에도 제주, 여수, 울산 전국 각지에 있었다고 합니다.

극 초반 반짝였던 소희가 콜센터 상담원 일을 하며 희망도 즐거움도 잃고 암울한 현실을 받아들이며 손목을 끄었던 장면은 정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후 공허한 마음을 술로 달래며 한겨울 슬리퍼를 신고 호수로 걸어가 극단적 선택을 하던 소희. 대우받지 못하고 꿈도 희망도 꺾여버린 소희. 우리가 보호해 주어야 할 아이를 착취해 세상을 떠나버린 소녀 소희.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던, 이 슬픈 이야기가 지독한 현실임을 알기에 더욱더 마음이 무거운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정주리 감독은 소외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현실이라 하셨습니다.

이제 그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도록 더 이상 다음 소희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